MZ세대 맞벌이 부부로 오늘을 산다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은 아닙니다.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은 분명 부부가 서로가 힘을 합쳐 해야하는 일이지만 주위에 아이의 양육을 위해 도움이 손길이 없다는 것은 분명 힘들 일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아이들이 주는 기쁨의 열매는 힘든 과정을 잊게 할만 큼의 특별한 무언가의 힘이 있음을 우리 부부는 믿습니다.
코로나가 한창이였을때의 우리 가정의 생활을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아빠, 엄마는 언제 와? 어린 아이들은 연신 아빠에게 묻습니다. 밥을 먹으면서도 치아를 닦으면서도 관심사는 온통 엄마뿐입니다.
코로나19 확진자를 돌보는 엄마가 들어오는 소리에 아이들은 득달같이 현관으로 뛰쳐 나갑니다. 저는 코로나19 확진자를 간호하는 간호사의 남편이자 소방관인 아빠입니다. 2020년 한해는 코로나19로 시작해서 코로나19로 끝났다고 할 정도로 온통 우리사회는 코로나가 온 세상을 덮었습니다. 코로나19 보호복을 입고 최일선에서 근무하는 간호사인 아내는 급격한 코로나19확진자 증가세로 인하여 식사를 하지 못하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끼니를 때우더라도 제때 하지못하거나 급하게 먹어서 소화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뿐이 아니었습니다. 간호사인 아내는 퇴근할때에도 샤워를 별도로 한번 더하고 온다고 했습니다. 코로나에 걸리는 것보다 간호사인 아내가 코로나 확진일 경우 따라오는 사회적 손가락질이 더 무섭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집에 남아있는 우리가족은 엄마 없는 설움이 매주말마다 계속되곤 합니다. 주말마다 근무가 자주있는 경우는 아예 엄마를 빼고 아이들과 셋이서 함께 주말계획을 세우곤 했습니다. 밤낮 안가리는 출근시간처럼 들쭉날쭉 하는 퇴근시간 때문에 그저 아이들 엄마가 퇴근할때까지 함께하는 시간이 많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소방관의 가족이 아니면 절대 모르는 소방관 가족의 비애가 있습니다. 간호사인 아내는 3교대 근무형태로 인해 평일에는 아침 저녁으로 출퇴근하는 일반 직장인에 비해 다소 시간적인 여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소방관인 남편과의 근무시간이 맞지 않아 얼굴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렇듯 우리 가족은 늘 한 지붕 아래 두 개의 스케줄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소방관 아빠와 간호사 엄마, 이젠 학원 다니느라 바쁜 아이들.. 얼굴 보기 힘들지만 우리는 서로를 사랑하는 가족. ⓒ박O훈
평일에는 아이들의 학원 스케줄에 밀려 아빠가 시간이 나도 아이들의 사간을 못내고 주말에는 아이들이 아빠와 함게하고 싶어도 근무를 해야하는 아빠, 엄마의 근무 시간 때문에 그냥 가족 모두 서로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을 포기하기도 하고 조금씩 양보하고 살아가곤 합니다.
그래도 주변 친구들에게 우리 아빠가 소방관, 엄마는 간호사라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아이들을 보면 조금이나마 힘든 육아도 우리 부부에게는 큰 위안이 되고 합니다. 주말마다 가족 나들이 한번 제대로 못하고 결혼생활 동안 바쁜 생활로 인해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는 못하지만 말없이 서로를 이해하는 가족의 사랑이 있었기에 한 지붕 두 스케줄이 지금껏 문제없이 돌아갈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두 아이를 낳고 힘들었던 순간도 많고 언제 아이들을 키울까 하는 생각도 많이 했지만 벌써 아이들은 스스로 자기할일을 하는 청소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아이들로 인하여 힘든 일도 많고 슬픈일도 많지만 아이들은 저희부부에게는 큰 에너지입니다.